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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타성의 탈피
20.11.21
admin

 


 

 

 

 

타성이란

수술대에 누워 마취제를 맞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고

아무런 고통도 없이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듯이

인간의 이성을 서서히 마비시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삶을 해치는

추악하고 사악한 것이다.

수술이 끝난 후 긴 시간이 지나서야

마취가 풀리고 고통을 느끼면서

건강이 서서히 회복되듯이

타성을 벗어나 이성을 되찾는다는 것은

아무런 고통도, 긴 시간의 흐름도

느끼지 못한 채 만들어진 타성에 비해

몇 배의 노력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하는 험난한 과정이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똑같은 실수를 거듭해서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실수를 저지르고는 금방 후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같은 실수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되풀이하는 어리석은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그 원인으로 몸에 배인 나쁜 버릇이 굳어 버려 습관이 된 타성 때문이다.

 

타성이란 오래되어 굳어진 좋지 않은 버릇또는 오랫동안 변화와 새로움을 꾀하지 않아 나태하게 굳어진 습성을 말한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는 매너리즘(mannerism)을 들 수 있다.

이것은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는 일, ‘타성으로 순화를 일컫는다.

 

애연가에게 식사 후의 흡연은 당연한 식사의 절차로 여겨지며, 술자리에서의 흡연은 일종의 술안주처럼 여겨진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벌이고 있는 금연 장려운동에도 불구하고 흡연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은 타성이 되어 버린 흡연이 주된 원인이다. 흡연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긴장을 이완시키는 점도 부정할 수는 없으나, ()보다 실()이 더 많은 흡연의 피폐를 잘 알면서도 금연을 하지 못하는 것은 니코틴 중독 단계에 이르러서도 매너리즘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타성이 미치는 영향의 실례 중 국민 방위군 사건은 타성은 인간의 생존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 전란 중 중공군의 역습으로 일어난 1.4후퇴시기, 전국 각지에서 창설 작업을 하고 있던 국민 방위군의 후퇴가 시작하였다. 그 당시 영하의 기온에서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수만 명의 장정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사망에 이르렀다. 이때 영양실조로 죽은 대다수의 젊은이는 부잣집 출신들로서 평소의 호의호식에 젖은 타성 때문에 비위생적으로 만든 주먹 보리밥을 먹지 못했던 것이 사망의 원인이었다. 타성이 인간의 가장 강한 본능인 식욕을 제압한 무서운 예이다. 오히려 찌든 삶에 익숙했던 젊은이들은 강인한 식성으로 주먹밥만 먹고도 살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타성은 인간의 사고와 행위를 고착화시켜 자신이 원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끽연의 행위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며 그 결과는 자신의 신체를 피폐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타성의 탈피는 많은 시간과 고통이 수반되기에 엄청난 노력과 강인한 인내를 요구한다.

타성에 의한 무의식적인 행위는 현상으로 즉시 드러나므로 행위가 일어날 때마다 강력한 자기억제력으로 제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타성에 젖은 사고는 이성적인 판단을 거치지 않고 무의식 상태에서 즉시적으로 행위가 이루어짐으로써 매번 결과가 드러난 후에 깨닫게 되는 것이다.

 

멀쩡히 두 눈을 뜨고서도 당하기만 하는 타성의 부정적 속성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의식적인 상태가 아닌, 의식적인 상태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사고나 행위를 함에 있어서, 무심결에 행위가 일어나는 것에 대한 의식적 제동이 필요한 것이다. 타성에 젖은 인간의 뇌는 이미 고착화된 사고를 기저로 현상화됨으로써 즉각적인 현상의 발현은 부정적인 상황에서 일어나며,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잘못된 사고의 패턴을 바꾸기 위해선 많은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흡연가들이 모인 탁자 위에 개봉된 담배 1갑을 올려놓으면 거의 동시에 사람들의 손이 담뱃갑을 향해 모여들거나, 어느 한 사람이 담배를 피우려는 동작만 취해도 어느새 자신도 담배를 꺼내는 행위를 자동적으로 취하게 된다.

 

이러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타성의 행위를 벗어나기 위해선 자신이 그러한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에 항상 각성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순간 즉각적으로 발현되는 사고나 행위는 무조건 NO를 한 후, NO의 상태(부정의 상태)에서 출발하여 이성적인 사고를 거쳐 결정된 사고나 행위를 YES의 상태(긍정의 상태)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담뱃갑으로 향하는 손길에서부터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는 순간 동안의 상태에서, 무조건적이며 절대적인 No의 상태(부정의 상)를 일단 설정하여 -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는 상태를 만듦 - 왜 피워야만 하는가라는 단계를 거친 후에 도출되는 Yes의 상태(긍정의 상태)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

위의 이론을 행위로 옮기기에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비로소 사고의 패턴을 바꿀 수 있다. 비록 수년의 시행착오의 시간을 투자해야 그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번 항로를 이탈한 항해는 시간이 흐를수록 목적지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처럼, 타성이란 빨리 수정을 하면 할수록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타성이란 자기 스스로를 적으로 간주하여 싸워야만 하는 매우 힘든 전쟁이다.

 

타성이 에너지로서 우리의 몸을 통해 표상으로 나타나는 데에는 공통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잠자리에서 누워서 눈을 채 뜨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담배를 입에 물고 끽연을 하는 행위 등에는 이성이 그 날카로운 빛을 발하기 전의 몽롱한 의식상태 하에서 일어난다. 술에 취해 아무런 자극이 없는 상태 하에서도 행해지는 끽연의 행위 등도 이에 해당한다.

 

한편 강렬한 외부 스트레스에 의해 자극을 받았을 때에 그 스트레스로부터 잠시 탈피하고자 하는 습관적 행위로써 긴장을 한순간 이완시키는 물질을 흡입하는 행위가 있다. 상사로부터 심한 질책을 당하고 난 후 찾는 커피 한 잔이나, 담배 한 개비가 바로 이러한 것들이다.

 

또한 정해진 시간 내에 무엇인가를 완료하여야 하는 시간에 쫓길 때 나타나는 것으로써 손톱을 물어뜯거나, 외부의 조그마한 자극에도 심각한 반응을 일으키는 히스테리한 행위 등이 있다. 이러한 경우는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다. 위의 경우들보다 심각한 현상으로는 물질의 오남용과 중독을 들 수 있다.

 

현실 여건의 악화로 일어나는 고통스러운 삶은 한두 잔의 술로 시작된 상황이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지고, 정상적인 현실의 삶에서는 얻을 수 없는 쾌락을 주는 마약의 섭취가 중독으로 이어져 자신의 삶은 물론 사회적 손실을 일으키는 사회악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처럼 타성이란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자신이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완전히 빠져 들어가게 만드는 것임을 항상 경계하여야 할 대상이다.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바꾸기 힘든 게 바로 사고의 프레임이 전환이다.

 

선입견, 편견, 아집 등은 자신만의 프레임에 갇혔기에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수영을 하기 위해 풀장에 갔을 때 풀장에 입수하기 전에는 풀장에서 튕겨져 나온 물방울이 차가워서 깜짝 놀라지만, 입수 후에는 물이 차갑다고 수영을 하지 않고 풀장에서 나오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풀장의 물이 차갑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풀장 바깥에서 몸에 물이 젖기 전에 인식하게 되는 것이지 한번 젖은 몸은 그 물의 차가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즉 내가 지닌 사고의 프레임이 잘못된 것임을 알아차리기 위해선 그 프레임을 벗어나야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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